출처 : 네이버카페 글쓰기훈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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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이익!>
길을 건너는데 등 뒤에서 엄청난 굉음이 들렸다. 온갖 소리가 뒤섞여 있었지만 분명 구분되어 들렸다. 끼익 하고 미끄러지는 소리, 철판 긁히는 소리, 차 앞 유리창이 산산조각 나는 소리, 자동차가 담벼락을 들이받을 때 나는 둔중한 소리, 표지판이 휘는 소리, 자동차 내부에서 조그만 것들, 아마도 뼈로 짐작되는 것들이 으스러지는 소리, 차는 바로 십 초 전 내가 서 있던 곳, 그녀의 아파트 정문을 들이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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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네의 일기]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책이다. 나 역시 너무나도 예전부터 들어왔던 이야기이지만 정작 지금까지 한 번도 읽어 보지 않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유태인으로 숨어 지내면서 작성한 안네 프랑크의 일기라는 것 만 알고 있을 뿐이었다. 안네가 그 당시 생존에서 전쟁 후의 평화로운 삶을 살았는지 그러지 못했는지에 대해서 알지 못했었다. 조금 너무하긴 한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마지막 페이지 "<안네의 일기> 그 후" 를 읽으면서 멍한 기분과 함께 분노가 일어났다. 책의 내용을 모르고 있었기에 이러한 소녀가 죽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책을 읽어오면서 계속 생각했기 때문이다.
15살이라는 소녀가 쓴 하루 하루의 일기이지만, 책의 뒤로 갈수록 그 생각하는 주제와 깊이는 너무나 철학적이고 자신과의 진지한 대화를 할 줄 아는 그런 진지한 내용들이 있었다. 꿈이 많은 아이였고 항상 긍정적인 아이였다. 2년 동안의 그 갇힌 생활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으며 배움을 놓지 않았다. 그래서 더 가슴이 아팠다.
세상을 살다 보면 신을 의심하게 되고, 운명이란 존재하는가? 라는 의문을 자주하게 되는데 바로 이런 경우도 그 중 하나이다. 아무 잘못도 하지 않은 채 타인에 의해 죽음에 이르는 삶, 방어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가해지는 테러 등에 대해서 가엾은 삶을 잃어버려야 하는 이들, 항상 생각해보는 일이지만 아마 답은 없을 것이다. 아마도...
이 책은 한 소녀의 하루 하루의 일기를 모아놓은 책이다. 어찌보면 하루하루의 일과일 뿐이지만, 그 속에는 자신의 진솔한 감정을 솔직히 표현해내고, 주변 사람들과의 갈등을 재치있게 묘사하고, 타인의 감정과 모습을 묘사하면서 하나의 문학작품으로 승화되었다. 또한 이는 개인의 역사가 우리의 역사를 만들어 줌을 의미한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나에 대한 깊은 반성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항상 글을 쓰는 것에 대해서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말뿐이다. 나 역시 글을 쓰는 방법이나 기술은 잘 모른다. 하지만 진정한 방법과 기술은 나 자신과의 진지한 대화와 함께 어쩌면 부끄러울 정도로 나에 대해서 드러냄으로써 나에 대해서 좀 더 알 수 있고 이를 통해 한 단계 글쓰는 방식이 달라질것이고,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변화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나와의 끊임없는 진지한 대화와 내 삶에 대한 흔적을 남기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지한 고민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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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하고 나서 좀 지나서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 30년 가량을 무교로 지내오고 성향도 불교나 천주교에 가까우나 아내의 권유로 나가기 시작했다. 역시 혼란이 많다. 종교라는게 이성적으로 다가가면 안되지만 지금까지 내 사고는 그렇게 굳어져 있었다. 지금은 단순히 지난 일주일에 대한 반성과 앞으로 일주일의 안녕에 대해서 그냥 기도를 드리는 정도이다.
계속 고민중이다. 계속 다녀야 할지 말아야 할지. 하지만 성경이라고 하면 한 번 쯤은 읽어 볼 필요성은 있다고 생각되어졌다. 종교를 떠나서 인문학적으로 뛰어날 뿐 더러, 유럽의 문화뿐만 아니라 각종 분야에서 영향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가끔 성경책을 펼쳐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단순히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글자 그대로 읽을 뿐이지 아무런 내용을 알지 못한 채 지나가 버렸다. 이 책은 그런 내용을 상세하게 그 배경과 내용을 풀어준다.
책을 읽다 보면 종교를 떠나서 너무나 다가오는 말이 많이 있을 뿐 더러, 나 자신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기회를 주기도 하는 것 같다.
지난 번 [이슬람교]를 읽었을 때와 어쩌면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이 든다. 만약 내가 어떠한 한 종교를 믿더라도 절대 편협하게 믿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어떠한 것은 시대와 역사를 거쳐오면서 그 근본 사상은 변함이 없지만 해석하는 사람들에 의해 그것들이 왜곡되어졌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기에 조금 더 넓게 다가가고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렇게 알지 못했던 것에 대해서 알아가는 기쁨은 표현할 수 없을 듯 하다.
아는 만큼 사랑할 수 있다고 했다. 내가 사랑으로 넘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내 주변의 많은 것들에 대해서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고 느껴야 하고 감사해야 할 것이다.
p57
자존감과 자만심은 다릅니다. 자만심은 자기를 스스로 높이면서 남을 업신여기는 마음이지만, 자존감은 자신의 가치에 대한 각성입니다. 자존감이 없는 사람은 인생을 되는대로 살지만 자존감이 있는 사람은 어떤 협박이나 유혹에도 자기를 값싸게 팔지 않습니다. 자신의 소중한 가치를 스스로 허물거나 남에게 짓밟히지 않습니다.
p73
예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 바 있습니다. "온 세상을 다 얻고도 너를 잃으면 그게 무슨 소용이 있는가?" '나'라는 존재, 인간이라는 존재가 있을 때에 이 세상은 주어진 생명의 힘을 나누는 의미를 진정으로 얻게 됩니다. 그만큼 인간은 우주 생명체계의 핵심이라고 성서는 말합니다.
p80
인간에게는 창조적인 상상력과 독자적이고도 개성적인 의지가 있습니다. 인간이 창조되었을 때 이 능력은 그 안에 본래 주어졌습니다. 이것을 발견하고 깨우치고 발휘하는 것이 창조적 진화입니다. 그래서 인간은 단순히 환경의 변화에 수동적으로 적응만 하지 않고 자신의 내면에 있는 가치를 새롭게 길어 올리면서 발전된 모습을 만들어갑니다.
p126
당사자가 분명하게 알아야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자기 내면이 진실한 눈과 정직한 생각으로 현실을 바라봤을 때 진정 자신과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지혜의 힘이 나오지요. 다른 사람의 이야기로 일시적인 충격은 줄 수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곧 잊어버릴 수가 있습니다. 진실한 자신가 마주해야 답이 나옵니다.
p130
자신과 하나님 앞에 정직한 자세는 자기를 살릴 뿐만 아니라 하나님과 모든 인간관계를 회복하는 길입니다. 책임져야 할 일이 있으면 당당히 책임져야 합니다. 피하려다가 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 수 있습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언제나 자신의 주체적인 성찰과 선택이 중요합니다. 하나님은 생명을 택할 능력을 우리에게 주셨고, 그 능력은 온전하게 발휘하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의 책임과 권리입니다. 우린 자신을 감추기 위해 걸쳤던 가면들을 모두 벗어야 합니다.
p159
참을 '인忍' 자는 칼 '도刀'자가 마음 '심心' 자 위에 턱 하니 있는 형상입니다. 그래서 참는다는 것은, 마음에 품고 있는 칼을 독하게 결심하고 뽑지 말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p160
자기 성찰은 이토록 중대한 의미를 가집니다. 성찰이 깊어야 책임전가의 유혹을 이기고, 자기로부터 시작하는 생명의 역사를 새롭게 쓸 수 있는 기회를 잃지 않습니다. 인간관계를 경쟁적 적대감으로 대하는 존재는 생명을 파괴해도 무감각해지고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경쟁과 지배가 아니라 사랑과 생명의 가치를 최선의 자리에 올려놓고 살아가는 인간, 그런 공동체가 다름 아닌 하나님 나라의 원형입니다.
p269
인간의 성장사로 돌아가서 다시 생각해보기로 합니다. 아이가 아버지의 모순과 위선에 실망하고 그 실망이 점점 커져 아버지에 대해 내심 경멸하거나 자신과 아버지를 비교하면서 우월감을 느꼈다고 가정해보지요.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이 아이가 성인이 되어가면 그 자신도 아버지 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경험하게 마련입니다. 인생의 온갖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모순과 위선에 빠지고, 아무도 이해해주지 않을 것 같은 고독의 심연을 경험하는 것이 인생사입니다.
누구도 알지 못할 슬픔, 위로해 줄 수 없는 고뇌, 나눌 수 없는 비밀스러운 상처가 생긴다면 그때에 비로소 그는 부모 세대의 고통과 외로움을 뼈저리게 체험하게 됩니다. 이건 단순한 연민과 배려의 문제를 넘어서는 일입니다. "이런 인생의 시련을 지나오셨구나. 아버지가 아무리 대단하셨다고 해도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고뇌가 있으셨겠지. 회의하고 불안해하고, 아파하는 모습을 어느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고, 혹시 그로 인해 가족 가운데 누군가가 괜한 걱정이라도 하게 될까봐, 그 모습을 숨기시면서 홀로 골방에서 지내신 적은 없으셨던 걸까? 그의 마음을 위로할 존재는 이 세상에서 하나님 외에는 아무도 없고, 그래서 때로는 혼자 술로 밤을 지새울 수밖에 없는 시간이 아버지에게도 있었던 게 아니었을까?" 하는 마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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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에서 박민규 작가에게 빠져들었다. 그가 쓴 책들을 서둘러 찾아보았다.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펜클럽], [지구영웅전설], [더블], [핑퐁], [카스테라] 등과 같은 책이 있었다.
그 중, 나름 재미있어 보이는 [지구영웅전설]을 선택했다. 박민규 작가는 참 창의적이다. 라는 감탄과 함께 어떻게 생겼지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왠지 이런 분은 창의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털에서 검색한 것 중에 제일 나은 것을 선택했다. 다른 사진들은 많이 창의적으로 보이신다.)
DC 코믹스의 대표적인 케릭터인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아쿠아맨은 미국의 대표적인 몇 가지 특징을 상징하고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바나나맨은 맹목적으로 이들을 따르는 모습을 보여주며 미국에 대한 우리나라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풍자한다. 세계 정의를 생각한다는 슈퍼맨, 강압과 힘을 통한 배트맨, 부드러움을 상징하는 원더우먼, 미국과 다른 나라들과의 관계를 나타내주는 복제 가능한 여러 아쿠아맨들을 통해서 전개하는 이야기는 무거운 주제를 재미있게 풀어내고, 그 속에 바나나맨을 등장시켜 우리 나라의 현실에 대해 따끔한 충고를 잊지 않는다.
우선 이 책은 재미있다. 여러 캐릭터를 한 국가의 여러 특징으로 이어주는 모습, 다양한 지식을 바탕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의 힘 등에 다시 한 번 그에 대한 진가를 알게되는 중이다. 왠지 박민규 작가의 책을 조만간 다 읽게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미국 히어로 만화의 쌍벽을 이루고 있는 만화산업체는 바로 DC 코믹스와 마블이다.
DC가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아쿠아맨 등의 대표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다면, 마블은 스파이더맨, X맨, 헐크, 캡틴 아메리카 등의 대표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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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빅터 프랭클이 직접 겪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의 생활을 보여주고 있다. 당시의 상황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형식이라기 보다는 당시 느꼈던 심리와 다른 이들을 통해 바라본 수용소 생활과 인간에 대한 깊은 고민을 담고 있는 책이다.
2장에서는 수용소에서의 생활과 그의 연구를 통해 정립한 로코테라피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데 바로 그 본질은 삶의 의미를 자각하고 책임감을 통해서 자신의 삶을 지켜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용소에서의 체험을 통해 나는 수용소에서도 사람이 자기 행동의 선택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것을 입증해 주는 예 즉 무감각 증세를 극복하고, 불안감을 제압한 경우는 얼마든지 많이 있다. 가혹한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받는 그런 환경에서도 인간은 정신적 독립과 영적인 자유의 자취를 '간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글귀를 읽고 나도 모르게 쿵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극히 절망적인 상황, 만약 나라면 과연 저렇게 버틸 수 있을까하는 상황에서도 항상 자신에게는 무언가를 선택하고 결정할 선택권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선택의 대상이 되는 그 어떠한 것은 바로 그들의 삶을 결정해주고 삶을 의미있게 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극적인 상황에서 조차 의미있게 다가오는 것이 바로 개인의 자유의지와 선택권이다.
일상 생활을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이러한 의미있는 자유의지를 바탕으로 한 선택권에 대해서 너무 간과하고 살아오지는 않았는지 그 소중한 것을 그냥 잊고 있지 않았는지에 대한 생각이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왜' 살아야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
의미있는 무엇이 바로 '왜' 일 것이다.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독자적인 권리인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해서 자유의지를 지니고 선택한 것들이 바로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게 만들 것이다.
너무나 당연하다고 느껴지는 그 자유의지와 선택권 그리고 '왜'로 의미지어지는 것을 통해서 삶을 살아가는 모습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진지해질 필요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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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거짓말 - 나는 누군가에게 우아한 거짓말을 하지 않았나? (0) | 2012.09.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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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 박민규 작가에 빠져들다. (0) | 2012.08.29 |
p57
"가슴에 묻어? 못 묻어. 콘크리트를 콸콸 쏟아붓고, 그 위에 철물을 부어 굳혀도 안 묻혀. 묻어도, 묻어도, 바락바락 기어 나오는 게 자식이야. 미안해서 못 묻고, 불쌍해서 못 묻고, 원통해서 못 묻어."
p110
"천지야, 속에 담고 살지 마. 너는 항상 그랬어. 고맙습니다. 라는 말은 잘해도 싫어요, 소리는 못했어. 만약에 지금 싫은데도 계속하고 있는 일 있으면, 당장 멈춰. 너 아주 귀한 애야. 알았지?"
p114
"괜히 애써 무겁게 살지마. 산다는 거 자체가 이미 무거운 거야. 똥폼 잡고 인생 어쩌구저쩌구 하는 것들, 아직 인생 맛 제대로 못봐서 그래. 제대로 봐봐. 웃음밖에 안 나와 ......"
p148
"그러게 말이다. 너, 죽지 마라. 언젠가는 죽기 싫어도 죽어. 일부러 앞당기지 마. 살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사람들, 더 아프게 하는 거야. 죽어서 해결될 일 아무것도 없어. 묻어둘수는 있겠지.근데 그거, 해결되는 거 아냐. 냄새가 진동하거든. 진짜 복수는 살아남는 거야. 생명 다할 때까지 살아."
p160
"어찌된 게 요즘 애들은 단체전은 없고 개인전만 있는 거 같아요. 그렇게 혼자 다 하려니 알아야 할 게 얼마나 많겠어요."
p195
"...... 그리고 미라야, 분명히 말하지만 천지는 멍청한 게 아니라 착한 거야. 착한 애는 가만히 놔두면 되는데, 꼭 가지고 놀려는 것들이 생겨서 문제지. 자기 맘에 들면 착한거고, 안들면 멍청한 건가? ......"
"잘못했어요."
"알아."
"저는요, 천지가 너무 힘들었어요....."
"그럼 그냥 '나 너랑 안 놀아.'하면 됐잖아."
"불쌍해서 어떻게 그래요....."
"너 말 참 우아하게 한다. 불쌍해서 못 했다고? 말은 못 하면서 행동은 어떻게 했니? 천지가 떠날 정도로 지독하게? 그냥 조금 더 가지고 놀고 싶었어요. 그게 네 진심 아냐?"
나는 과연 지금껏 살아오면서 우아한 거짓말을 한 적이 없는가? 잠시 생각해본다.
어쩌면 나도 모르게 그런 일을 한 적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책 속의 등장인물 중 미라는 과연 미라의 그런 방관자적인 모습이 천지를 아프게 할지 알았을까? 아마 몰랐을 것이다. 사람은 무쇠처럼 강한 존재인 동시에 유리처럼 깨지기 쉬운 존재이다.
어떤 이에게는 단지 스쳐지나가는 말이지만, 또 다른 이에게는 정말 아릴 정도의 고통을 줄 수 도 있다.
내용을 알지 못한 채 제목 만으로 선택한 책이다. 그런데 책을 읽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천지가 죽는다. 무언가 가벼운 주제가 아니구나 바로 생각하게 되었다. 예전에 도가니를 읽을 때 안개가 배경으로 나왔을 때 느꼈던 기분이랑 비슷하기도 했다.
중학교 1학년인 천지의 자살은 지금 세대를 살고 있는 어떤 이의 모습을 그대로 그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불과 얼마 전에도 한 학생이 왕따로 인해 자살을 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리고 이러한 일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표면적으로 드러나 있지 않으면서 고통 속에서 여전히 아파하는 이들은 너무나 많이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이런 왕따의 대상은 정말 무언가 크게 잘못하거나 그래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책 속의 미소처럼 누구나 당할 수 있는 조건에 처해있고, 거기에는 분명한 가해자 대상이 있으며 이들과 함께 주변의 동조자와 방관자가 주변을 채운다.
나는 과거에 가해자, 동조자, 방관자 였던 적이 없었을까? 자신있게 없었다. 라고는 대답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자살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택하는 것은 정말 엄청난 고통의 결과로 결정한 것일 것이다.
다시 한 번, 내가 한 말이 타인의 가슴에 꽂히는 화살이 되지 않는지 항상 생각해야 할 것이고, 그 화살은 반드시 나에게 되돌아 온다는 것을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창비의 청소년문학 시리즈 중의 하나이다. 정말 지금 학교생활을 하는 이들이 한 번 읽어보고, 자신은 어떤 대상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고,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정말 무엇보다도 아프게 하는 입으로 나오는 그 말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고, 역지사지하는 마음으로 항상 다시 되새겨보아야 한다.
그래야 내 앞에 있는 당신이 아프지 않고, 내가 아프지 않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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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그것을 바라신다. VS 알라는위대하시다.
어쩌면 아직도 위의 대결은 현재 진행형이다. 언제 이 대결이 끝날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
바로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의 성지 예루살렘 탈환을 위한 두 거대 종교 집단간의 대결이었다.
이 두 종교는 모두 유일신만을 섬기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하지만 어찌 보면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가 과연 완전히 별개의 종교인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면 그 맥은 서로 이어지고 서로가 믿는 방식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아마도 비슷한 방식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데 바로 그 차이가 모든 것을 갈라놓았고 지금도 역시 그 차이로 대결 국면에 있다.
얼마전까지 특별히 믿는 종교가 없다가, 최근 들어 아내의 권유로 기독교를 다니게 되었는데 그래도 항상 이 의문에 대해서는 답이 없다. 모든 종교는 항상 자비와 사랑 등 보편적 가치를 매개로 그 신도들을 이끈다. 하지만 그러한 종교들이 십자군전쟁과 같은 종교전쟁을 통해 서로 학살하고 죽이는 일을 반복한다. 지금도 이스라엘과 주변 아랍국가들간에도 종교라는 차이를 빌미로 실질적인 전쟁을 벌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만큼 종교는 완벽하지 않으며 모순으로 가득차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개개인의 신앙으로서 그들의 사후세계나 하루하루의 고통의 하루에 대한 위로와 격려로서는 충분한 기능을 하겠으나, 이러한 개인들이 모인 집단은 서로 다른 집단과의 갈등에서는 철저하게 이해배타적이고 종교적인 덕목과는 상관없는 일상적인 세속의 세계와 마찬가지로 권력과 기타 등등.. 그 여러가지 力 들에 의해 바뀌어진다.
그래서 너무나 아쉽다. 짧게는 수 백년 길게는 수 천년을 이어온 이러한 종교들간에도 무언가 서로를 이해하는 관용과 그들의 신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냥 일반적인 내 종교에 대한 생각이었다.
십자군이야기의 책을 읽다보면 이 때 등장하던 여러 깃발들, 기사단, 성지 등이 지금도 여전히 문화산업적인 측면으로 그리고 무엇인가를 상징하는 것으로 계속적으로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선 십자군 이야기에서도 주요 등장인물이었으며 여러 영화 및 문화산업에도 자주 등장하는 기사단에 대해서 잠깐 보도록 하자.
(위의 그림은 순서대로 튜턴기사단, 병원기사단(요한기사단), 템플기사단이다.
튜턴 기사단은 후에 등장했으며 템플기사단과 병원기사단은 전 십자군 전쟁에 주연으로 등장한다.)
◆ 병원기사단(요한기사단) - 빨간색 바탕에 하얀 십자가, 일종의 병원 단체로 활동, 전쟁시 기사 역할
◆ 템플기사단 - 흰색 바탕에 빨간색 십자가, 순례보호 목적, 성 베르나르두스의 후원으로 교황의 공인 받음
◆ 튜턴기사단 - 흰색바탕에 검은색 십자가, 신성 로마 제국의 휘로 독일인으로 구성
우리가 영화나 미술작품에 본 십자군들의 서로 다른 의상은 기사들의 소속 및 기원을 알려주는 것이다. 이들은 때로는 독립적으로 전투에 참여하기도 하고 때로는 서로 협력하면서 8차 십자군 원정 동안에 큰 활약을 보인다.
십자군이야기에서 8차로 진행된 십자군전쟁에서 가장 흥미가 있었던 부분은 바로 십자군의 리처드와 이슬람의 살라딘의 대결이 이루어진 제3차 십자군이었다. 여기서는 십자군 전쟁 기간동안 양 진영의 가장 뛰어난 지도자가 참여함으로써 때로는 치열한 전투를, 때로는 서로 타협을 하면서 전개된다. 그리고 영국의 왕인 리처드는 영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역사적 인물이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가 월드컵에서 흔히 보는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의 상징이 삼사자인데 이 삼사자는 바로 리처드를 상징했던 문양이다.
그리고 십자군 원정을 전후로 해서 우리가 세계사 공부를 할 때 가장 많이 듣는 카노사의 굴옥, 아비뇽유수 사건이 일어난다. 바로 십자군이야기에서도 흐름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교황과 황제들 간의 관계는 서로 간의 힘 싸움으로 그 시대의 역사를 만들어 갔다.
소설의 형식으로 십자군 전쟁의 역사에 대해서 알 수 있었던 것이 매우 흥미로웠다. 단순히 세계사 책에서 십자군전쟁, 이 다섯 글자로 배우고 말았던 주제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깊이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으며, 거기에 등장하는 여러 상징들이 현재에도 이렇게 이어지는 모습을 보면 이건 아마도 단지 과거의 십자군 전쟁 관련 소설로만 읽고 지나치기에는 생각할 게 너무나 많이 있는 주제가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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